[그림 설명]
이 이미지는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포스터 이미지입니다.
중앙에는 어깨 길이의 갈색 머리와 수염을 기른 남성 캐릭터가 전면에 배치되어 있으며,
그의 가슴 부분에는 금색과 은색이 조합된 제목 “THE KING OF KINGS”가 적혀 있습니다.
남성 캐릭터는 평온한 표정을 하고 있으며, 배경에는 여러 명의 등장인물이 좌우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왼쪽 위에는 장난감 검을 든 붉은 머리 소년이, 오른쪽 위에는 정장을 입은 남성이 서 있습니다.
배경은 사막, 바위산, 야자수, 전통 건축물 등으로 구성되어 고대 중동 지역을 연상시키며,
전체적으로 종교적 또는 역사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임을 암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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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이야기를 영화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성경의 내용을 그대로 재현하면 전개가 예측 가능해 영화적 긴장감이 떨어지고, 반대로 성경에 없는 사건이나 대사를 상상력으로 덧붙이면 ‘왜곡’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킹 오브 킹스〉는 이러한 두 극단을 넘어, 기독교 영화가 줄 수 있는 감동과 교훈을 고르게 담아낸 작품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선교의 색채가 뚜렷하다. ‘올리버 트위스트’와 ‘크리스마스 캐럴’로 잘 알려진 찰스 디킨스가 남긴 ‘우리 주의 생애’라는 소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는 점은,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 자연스러운 초대장이 된다. 또한 아서왕 이야기에 몰두하는 아들에게 ‘참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들려준다는 설정은, 자녀와 신앙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점을 제공한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복음을 전하려는 마음을 영화라는 포장지로 정성스레 감싼 선물과 같다.
포장을 열면, 복음서에 담긴 예수님의 서사가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예수님의 베들레헴 탄생과 세례 요한에게서의 세례, 광야의 시험, 열두 제자를 부르심, 소경과 중풍병자의 치유, 오병이어의 기적과 죽은 나사로의 다시 살아남, 예루살렘 입성과 성전을 정화하심, 세족식과 최후의 만찬,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십자가 고난과 부활까지. 104분 동안, 실사 영화라면 불가능했을 속도와 생동감으로 예수님의 삶과 사역을 그려낸다.
애니메이션이라는 형식 때문에 자칫 ‘어린이용’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애니메이션만이 구현할 수 있는 생략과 강조, 풍부한 색채와 과감한 묘사를 통해 복음서의 이야기를 한층 풍성하게 표현한다. 사건을 단순히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들의 내면과 상황의 의미를 다채롭게 그려내 관객이 마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듯한 몰입을 경험하게 한다.
무엇보다 〈킹 오브 킹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이 전하는 깊은 의미를 묵상하게 한다. 치유와 이적이 등장하지만, 그것이 현실을 벗어난 마법처럼 보이지 않도록 필요 이상의 현란한 연출을 자제하고, 신적 현존이 주는 경외와 기쁨을 느끼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울러 아서왕을 흉내 내며 칼을 휘두르던 장난꾸러기 월터가, 아버지가 들려주는 ‘또 다른 왕’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신 진정한 왕의 삶에 감화되는 과정은 진실한 이야기의 힘을 새삼 깨닫게 한다.
오늘의 세상 또한 월터가 들었던 그 ‘참된 왕’의 이야기를 필요로 한다.
무너진 삶의 자리에서 구원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도,
어둠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도,
잃은 양 한 마리를 찾는 목자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누가 옳은지에만 집착하며 자기 의에 사로잡힌 이들에게도.
죄인을 찾아 이 땅에 오시고, 죄인을 위해 죽으신 그 왕의 이야기는 들려져야 한다. 킹 오브 킹스〉는 그분의 이야기를 아름답고도 흥미롭게 전해주는, 고마운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