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운동의 아버지" 성 안토니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안토니 수도원(이집트)/Public Domain
"수도원운동의 아버지" 성 안토니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안토니 수도원(이집트)/Public Domain

‘테오시스’를 가장 열정적으로 실행에 옮겼던 그룹이 안토니와 함께 4세기 이후에 등장한 사막의 수도사들일 것이다. 안토니가 BTS라면 아미(Army)의 수장은 단연 아타나시우스이다. 그가 아리우스주의와의 신학적 논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아타나시우스와 수도원운동(Monasticism)이 손을 잡았기 때문인데, 특별히 안토니의 역할이 컸다. 그래서일까? 아타나시우스는 『안토니의 생애』라는 책을 통하여 테오시스의 모델로서 한 사람이 거룩해지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22] 그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안토니의 본을 받기 위하여 사막으로 들어갔고, 이는 313년 밀라노칙령 이후로 벌어진 교회의 타락을[23] 견제하는 수도원운동의 시작이 된다.

사막의 수도사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두 가지 개념은 완전(perfection)과 겸손(humility)이다. 구원의 목표가 성화라면, 성화의 목표는 완전이다. 하지만 이 완전은 죄와 실수가 없는 상태가 아니다. 니사의 그레고리우스는 『모세의 생애』라는 책의 서문에서 빌립보서 3:13-14를 주석하며,[24] 삶의 끝에서 죽음이 시작되는 것처럼, 덕행으로의 진전이 멈춘 곳에서 악이 시작된다는 것을 안다면, 인간 본성의 완전함은 선 안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 자체에 있다고 말한다.[25] 그레고리우스는 이 완전의 모델로서 애굽의 왕자에서 광야로, 광야에서 이스라엘을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했던 모세의 생애를 들고 있는 것이다. 모세는 매 단계마다 성장했기에 늘 완전했다.

다만 완전을 향한 극단적 금욕의 삶을 추구했던 사막의 수도사들과 공동체 생활을 했던 수도원 수도사들은 테오시스의 과정에서 자주 실패를 경험해야만 했다. 수도사들에 의해 “파토스(Passion)”[26])라고 불린 지나친 감정들의 도전 앞에서 무너지고 죄를 짓는 것이다. 이들의 상황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오늘은 그, 내일은 나(He today: I tomorrow)”라는 표현이다.[27]

다만 이러한 실패를 이겨내는 중요한 미덕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겸손”이다.[28] 인간의 죄와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며 다시 완전을 향하여 도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완전의 교리와 겸손, 그리고 테오시스가 결합하여 6세기에 등장하였고, 중세의 영성에 크게 영향을 끼친 작품이 바로 베네딕트의 수도원 규칙서이다.[29]

글 싣는 차례 
2. 완전을 향한 겸손_수도원운동
3. 성화는 칭의에 익숙해지는 것이다_마르틴 루터
4. 성화는 그리스도와의 연합이다_장 칼뱅
5. 교회가 성화를 돕는다_성공회
6. 성화에도 목표가 있다_존 웨슬리

[22] Athanasius, The Life of Antony in The Classics of Western Spirituality, trans. Robert C. Gregg (Nahwah, NJ, Paulist Press, 1980).

[23] 니케아 공의회에서 발표한 캐논 17조는 성직자들이 고리대금업을 할 경우에 대한 벌칙 조항이다. 이러한 조항이 필요할 정도로 교회는 타락했던 것이다. First Council of Nicaea, Canon 17, in History of the Councils of the Church, trans. and ed. Charles Joseph Hefele (Edinburgh: T. & T. Clark, 1894), vol. 1, 425.

[24] Gregory of Nyssa, The Life of Moses, prologue, 5.

[25] Ibid., 10.

[26] 수도사들에 의해 콥틱 혹은 헬라어 πάθος 로 불리던 정욕, 유혹, 혹은 정념을 5세기의 John Cassian이 라틴어 passio로 번역하면서 passion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에바그리우스 폰티쿠스는 이 passion을 여덟 가지로 정리했고, 이러한 passion을 극복한 상태를 아파테이아라고 부른다. 수도사들은 이 아파테이아를 향하여 매일 전진하며 그 겸손한 성장의 모습 자체로 완전한 것이었다.

[27] “A holy man wept bitterly when he saw someone sinning, and said: “He today: I tomorrow.” Owen Chadwick, ed. and trans., Western Asceticism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6), 105.

[28] The Sayings of the Desert Fathers, “Antony the Great,” 7.

[29] “The reason we have written this rule is that, by observing it in monasteries, we can show that we have some degree of virtue and the beginnings of monastic life. But for anyone hastening on to the perfection of mosaic life, there are the teachings of the holy Fathers, the observance of which will lead him to the very highest of perfection.” The Rule of St. Benedict, ch. 7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