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이 사진은 노트북 화면에 유럽과 중동, 아시아 일부를 포함한 지형 지도 이미지가 표시된 장면입니다.
노트북은 나무 무늬의 책상 위에 놓여 있으며, 배경은 갈색 계열의 벽돌무늬 벽입니다.
지도는 입체적으로 지형의 고도를 표현하고 있으며, 바다와 산맥, 평야 등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전체적으로 학습이나 탐구, 지리 관련 작업과 연관된 상황을 묘사한 이미지입니다.
[사진 끝]
한 교회 개척자가 3년 동안 자신을 지도한 멘토를 남겨두고 새로운 교회 개척을 위해 타지를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한 대학생은 신앙의 토대를 마련해 준 영적 모녀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모른 채 다른 주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한다. 귀국을 앞둔 한 유학생은 영적 성장의 핵심이었던 제자훈련의 끈을 잃고 고민 중이다.
이러한 상황은 제자훈련에서 흔히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다.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멘토와 멘티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이동성이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 신자들은 사역, 학업, 이직, 또는 귀국 등 기존의 제자훈련 관계를 깨뜨리는 변화를 자주 경험한다.
전통적으로 해결책은 매우 단순했다. 이사를 가면 새로운 멘토를 만나는 것이다. 새로운 곳에서 등록한 교회를 통해서 새로운 제자훈련 관계를 갖는 게 자연스럽다. 물론 거주지에서 참여하는 제자훈련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이런 식의 접근 방식이 간과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누군가의 신앙에 기반이 된 영적 아버지와 아들, 혹은 영적 어머니와 딸의 관계가 사라질 때 따라오는 고통과 상실이다.
그 결과 많은 신자들이 인생의 중요한 전환기에 정작 제자훈련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 멘토의 지도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파송하는 목회자들과의 관계를 잃는 교회 개척자가 발생한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자신의 인격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영적 선배가 없는 새로운 도시로 이주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발생한다. 그리고 해외 사역자는 자신을 예수님께로 인도했던 멘토들과 헤어진다.
하지만 지리적 분리가 반드시 제자훈련 관계의 끝을 의미하지 않는다면 어떨까?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바꾸어 놓은 디지털 도구를 통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영적 멘토링 관계를 유지하고 강화한다면 어떨까?
이건 지역 제자훈련과 원거리 제자훈련 중 하나를 선택하자는 게 아니라, 두 가지 형태의 연합전선을 이해하자는 것이다. 디지털 도구 덕분에 우리는 이제 새로운 지역에서 관계를 형성하면서도 얼마든지 기존의 의미 있는 영적 관계의 지속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제자훈련에 필요한 이러한 도구들의 효과적 사용법을 배우는 것이다. 신약 성경에서 우리는 여기에 관한 놀라운 선례를 찾아볼 수 있다.
원거리 제자훈련에 대한 성경적 토대
바울과 디모데의 관계는 원거리 제자도 유지에 관한 설득력 있는 성경적 선례를 제공한다. 그들의 관계는 바울이 루스드라 선교 여행 중에 디모데를 영입하고(행 16:1-3), 광범위한 지역을 함께 사역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기간 동안 그들은 깊은 수준의 영적 부자 관계를 형성했다.
하지만 사역에 필요했기에, 바울은 소아시아 전역을 다니며 교회를 개척해야 했고, 디모데는 에베소에서 중요한 리더십 책임을 맡아야 했다(딤전 1:3).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야만 했음에도 그들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관계는 디지털 시대에도 얼마든지 적용 가능한 원칙들을 제시하는 전략적 원격 멘토링 방식으로 발전했다.
바울 서신서는 오늘날 우리에게 효과적인 장거리 제자도를 정의하는 네 가지 요소를 보여준다.
첫째, 바울의 편지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영적 형성의 도구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디모데전서에서 그는 교회 관리, 교리적 정직성, 그리고 리더십의 자질에 대한 상세한 지침을 제공한다. 그는 감옥에서 쓴 디모데후서를 통해서 인내, 신실한 복음 사역, 그리고 고난 속에서도 건전한 교리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한 훌륭한 지침을 제시한다.
둘째, 바울은 의도적인 소통을 통해 개인적 관계를 깊게 유지한다. "나는 밤낮으로 기도를 할 때에 끊임없이 그대를 기억하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딤후 1:3)라는 표현은 글을 통한 목양과 감정적 돌봄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여준다.
셋째, 바울은 독립성을 장려하는 동시에 책임 구조를 명확하게 확립한다. 공적 예배부터 거짓 가르침에 맞서는 것까지, 그가 제시하는 상세한 지침에는 리더십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발전시키는 동시에 어떻게 감독해야 하는지에 관한 원격 멘토링의 진수가 들어있다.
넷째, 바울은 활용 가능한 의사소통 도구를 전략적으로 이용한다. 서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정기적인 방문과 신뢰할 수 있는 메신저를 통해서 서신서의 약점을 보완한다. 그는 원 거리에 적용 가능한 포괄적 제자훈련 전략에 필요한 모든 방법을 활용한다.
디지털 멘토링을 위한 바울의 원칙
바울의 접근 방식을 통해서 우리는 단순한 디지털 연결로 끝날 수 있는 가상 세계의 멘토링 관계가 어떻게 강력한 영적 형성의 장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필수 원칙들을 만난다. 우리가 채택해야 할 네 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명확한 영적 목표를 정하라
디모데를 복음의 충실한 사역자로 키우겠다는 바울의 핵심 목표는 먼 거리로 인해서 약해지지 않았다. 바울 서신서는 현대 디지털 멘토링의 틀을 제공하는 구체적인 영적 목표를 지속적으로 강조한다. "맡은 바 선한 것을 지키십시오"(딤후 1:14)라는 명령은 단순한 권면이 아니라, 건전한 교리의 보존과 전파가 바울에게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를 보여준다. 마찬가지로, "그대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러울 것 없는 일꾼으로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십시오"(딤후 2:15)라는 가르침도 젊은 목회자의 교육 사역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오늘날에도 디지털 멘토는 명확한 관계 설정의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이는 신학적 이해, 사역 기술, 그리고 인격 계발을 위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의 개발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멘토링 관계에는 체계적인 조직신학 연구, 교육 내용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 또는 디모데전서 3장의 목회자 자격에서 도출된 구체적인 인격 기준이 포함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제공하는 공유 문서 편집, 진행 상황 추적 도구, 그리고 체계적인 학습 관리 시스템을 통해 이러한 측면을 강화해야 한다.
2. 진정성 있는 인간적 관계를 형성하라
바울 서신에서 아마도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인 관계를 깊이 유지하는 모습일 것이다. 그가 제자의 영적, 개인적 안녕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는 잘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양아들에 대한 감상에 빠진 감정이 아니다(물론 디모데가 그런 대상이기는 했지만). 바울의 감정적 투명성은 모든 기독교 리더십이 갖춰야 할 진정한 영적 애정이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이다.
디지털 멘토는 기술이 야기하는 감정적 거리를 방치하고 싶은 유혹에 저항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의도적인 노력을 들여야 한다. 예를 들어, 사역이 어려운 시기에는 화상 통화 플랫폼을 활용하여 얼마든지 자발적인 격려와 실시간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소셜 미디어는 중요한 이정표와 사역의 승리를 기념하는 데 활용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교육을 넘어 진정한 영적 우정을 위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다.
3. 책임감을 키우는 실행 가능한 구조를 구현하라
바울 서신은 신뢰와 책임감 사이의 놀라운 균형을 보여준다. 디모데에게 중요한 책임을 맡기는 바울은 구체적인 지침과 더불어 기대하는 결과를 명확하게 밝힘으로 감독의 역할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공적 예배(디모데전서 2장)부터 거짓 교사들을 대하는 것(1:3-7)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한 그의 상세한 지침은 원격 멘토링이 어떻게 구체적인 책임감을 포함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현대 디지털 제자훈련에도 이와 유사하게 체계화된 책임감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다음 내용이 포함될 것이다.
ㆍ 특정한 사역의 어려움과 성공에 초점을 맞춘 주간 디지털 체크인
ㆍ 학습 중인 내용에 대한 정기적인 토론을 포함하는 공동 독서 계획
ㆍ 개인의 영적 훈련에 대한 정기적인 서면 성찰
ㆍ 명확한 일정과 평가 지표가 포함된 문서화된 사역 목표
ㆍ 멘토로 하여금 멘티의 성장과 원칙 적용 여부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 프로젝트
디지털 도구는 책임감을 강화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이 단지 관계 정의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계의 성장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따라서 목표는 멘토링 관계의 개인적, 목회적 본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장 촉진을 위한 지지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4. 기술을 지혜롭게 사용하라
바울이 당대에 가능했던 소통 도구를 최대한 활용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멘토들도 이용 가능한 기술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관계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는 데에 가장 적합한 디지털 도구를 분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도 있는 신학적 토론이라면 화상 회의가 그리고 일상적인 격려와 실질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서라면 메시지 앱이 유용하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는 사역 목표 추적에 도움을 주며, 공유 문서는 공동 연구와 성찰을 가능하게 한다.
바울의 예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메시지 전달 수단으로 매체가 사용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디지털 기술은 영성 형성과 사역 개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서 존재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디지털 도구가 제자훈련 과정의 향상에 도움을 주는지 또는 방해하는지를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그에 따른 조정을 수행해야 한다.v
원거리와 지역 제자훈련의 통합
장거리 제자훈련이 지역 교회 참여와 새로운 멘토링 관계의 필요성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 이사한 사람은 지역 교회에 등록하고, 새로운 영적 지도자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제자훈련 참여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러한 지역적 참여는 실질적인 책임감, 정기적인 교제, 그리고 새로운 사역 환경 적응에 필수이다.
이거 아니면 저거라는, 즉 기존 관계 유지 아니면 새로운 관계 구축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사고방식은 불필요한 손실을 초래한다. 가장 효과적인 접근법은 '둘 다'라는 사고방식이다. 즉, 이전 멘토와 의미 있는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살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접근법은 여러 가지 장점을 제공한다. 이전 멘토는 새로운 관계 안에서는 몇 년이 지나야 이해가 가능한 멘티의 역사, 소명, 그리고 인격 발달을 이미 다 알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변화와 전환기에도 지속적인 관계 유지가 가능하다. 한편, 새로운 멘토는 새로운 관점, 즉각적인 실질적인 지원, 그리고 지역 사역 환경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교회 개척자들에게 이는 파송 목사와 정기적으로 온라인 연결을 하는 동시에 인근 교회 지도자들과는 새롭게 관계를 구축함을 의미한다. 대학생의 경우에는 직장 멘토나 지역 교회 장로들과 교류하는 동시에 캠퍼스 사역 리더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외 사역자라면 본국의 파송 교회와 지역에서 새롭게 맺은 파트너십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디지털 제자훈련에서 만나는 도전을 극복하라
공간을 초월하여 진정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항상 어려운 과제였다. 물리적으로 함께하지 않는다는 건 서로 얼굴을 볼 때 당연하게 여기는 유익, 예를 들어 비언어적 신호를 읽거나 즉흥적인 교제의 순간에 이뤄지는 교감 등을 어렵게 만든다. 하지만 이러한 제약은 단순한 편의성이 아니라 의미 있는 연결을 우선시하는 의도적인 소통 전략을 통해서 얼마든지 완화될 수 있다.
기술은 단순히 빠른 교류의 촉진이 아니라, 더 깊은 관계적 목적을 위해서 사용될 때 가장 효과적이다. 합심기도, 그룹 성경공부 등과 같은 영적 훈련 뿐 아니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노력할 때 우리는 얼마든지 물리적 거리로 인한 간격까지도 메울 수 있다.
디지털 도구는 물리적 존재의 대체가 아니라 보완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바울은 디모데를 직접 만나기를 갈망했다(딤후 1:4). 우리도 직접적인 관계를 선호하고 우선시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디지털 멘토라고 해도 가끔은 직접 만남으로 가상 연결이 주는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
효과적인 디지털 제자훈련을 위해서 소통 도구와 프로토콜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이는 외국인들이 직면한 문제, 예를 들어 신원 보호를 위한 메시징 앱 보안 문제 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을 포함한다. 또한 모두에게 가장 효과적인 참여 리듬을 만들어야 한다(그래야 새벽 3시에 오는 전화를 항상 받아야 하는 불편을 피할 수 있다).
디지털 제자훈련에 성경적 신실함을 담으라
디지털 혁명은 우리가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또한 제자훈련의 범위와 효과를 확장할 수 있는 전례 없는 기회도 제공했다. 제자훈련의 미래는 점점 더 많은 디지털 요소를 통합할 것이다. 기술이 영적 형성의 본질을 변화시켰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이 주신 대사명을 성취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제자훈련을 받아들이지 않는 교회는 스크린을 통해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세대와 점점 더 단절될 것이다. 하지만 바울의 의도, 진정성, 그리고 성경적 지혜를 가지고 디지털 멘토링에 접근하는 교회는 물리적 거리가 영적 변화에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을 것이다. 할렐루야!
문제는 장거리 제자 훈련이 성경적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바울의 서신은 거기에 분명한 답을 준다. 문제는 오랜 세월 동안 직접 사역을 통해 쌓아온 영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우리 손에 주신 도구를 제대로 사용할 믿음과 지혜가 우리에게 있는가의 여부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가 된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멀리 떨어지는 일이 생긴다고 해도, 디지털 도구는 거리에 관계없이 영적 형성 사역을 계속하도록 도울 것이다. 생각해 보라. 수년간 얼굴을 보며 쌓아온 관계인데 단지 누군가가 떠나야만 했다는 이유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그러기에는 그 관계가 너무나도 소중하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