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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신·구약 중간 시대, 침묵 아닌 준비의 시간-[ 쉽게읽는중간사 ] (1) | ||||
| 분류 | 성경과 신학 | ||||
| 작성자 | 전체관리자 | 작성일 | 2025-08-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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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약 중간 시대, 침묵 아닌 준비의 시간 [ 쉽게읽는중간사 ] (1) 강학종 목사
[그림 설명]
이 이미지는 고대 그리스를 주제로 한 흑백 삽화(일러스트)입니다. 건축물, 조각상, 배, 투기 장면, 문자 등이 가득 들어 있으며, 고대 그리스 문화를 시각적으로 다양하게 표현한 복합 이미지입니다. 중심에는 파르테논 신전, 아크로폴리스, 카리앗티드 여신상 등 실제 유적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양 옆에는 병사들의 전투 장면과 갤리선(고대 전함), 그리스 문자로 된 문장, 상형기호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 도자기, 장식 문양, 태양 문양, 별자리 도식, 의학의 상징인 카두케우스 지팡이 등도 포함되어 고대 그리스의 예술, 과학, 신화, 문자 등 다양한 분야가 조화롭게 나타납니다. 텍스트로는 “엘라다(그리스)”, “아테나이(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제우스” 등 고대 그리스 관련 단어들이 그리스 문자와 라틴 문자로 혼합되어 있습니다. [그림 끝]
구약과 신약의 행간에 자리한 신구약 중간 시대는 다소 생경한 영역이지만 이 시대에 대한 선이해를 갖고 성경을 읽을 때는
그 안에 담긴 하나님 나라와 예수님의 이야기가 전보다 더 풍성한 메시지와 의미로 펼쳐진다.
본보는 신구약 중간 시대에 대한 바른 이해를 통해 성경이야기를 보다 생동감 있게 전하고자 연재 '쉽게 읽는 중간사'를 시작한다.
학문적이고 신학적이면서도 재미있고 친절하게, 은혜와 섭리의 400년을 풀어낸다. <편집자주>
성경을 창세기부터 차례로 읽으면 말라기 다음에 마태복음을 읽게 된다. 말라기로 구약이 끝나고 마태복음으로 신약이 시작된다.
성경책 한 장을 넘기는 사이에 400년이 지난 것이다.
그 기간을 신구약 중간 시대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구약성경에서 말라기가 가장 늦게 기록된 것은 맞는데,
복음서 중에는 마태복음이 가장 먼저 기록된 것이 아니다.
마태복음보다 마가복음이 먼저 기록되었다.
그러면 말라기부터 마가복음 사이의 기간이 신구약 중간 시대인데 성경 배열 때문에
말라기부터 마태복음까지를 신구약 중간 시대라고 하는 것일까?
예전에 누군가 물었다.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세례 요한보다 큰 자가 없는데 천국에서는 지극히 작은 자라도 세례 요한보다 크다는 말이 무슨 뜻이에요?"
그때 "세례 요한이 구약에 속한 사람이야, 신약에 속한 사람이야?"라고 반문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던 기억이 있다.
세례 요한은 신약성경에 등장하지만 구약시대에 속한 사람이다.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맺으리라 이 언약은 내가 그들의 조상들의 손을 잡고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던 날에 맺은 것과 같지 아니할 것은
내가 그들의 남편이 되었어도 그들이 내 언약을 깨뜨렸음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러나 그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과 맺을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들의 마음에 기록하여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될 것이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렘 31:31-33)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새 언약을 맺겠다고 하신다. 새 언약(신약)이 있으면 옛 언약(구약)도 있을 것이다. 신약, 구약이라는 말이 본문에서 유래했다. 옛 언약은 출애굽 때 맺었다. 그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남편과 같았다.
한 여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남편이다. 자기 자신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나님이 그런 남편이 되어서 이스라엘을 인도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번번이 어긋나가기만 했다.
그래서 새 언약을 말씀하신다.
지금까지는 이스라엘의 외부에서 이스라엘을 인도했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법을 이스라엘의 속에 두고
이스라엘의 마음에 기록하겠다는 것이다. 성령님의 내주하심을 말한다. 즉 오순절 성령 강림부터가 신약이다.
그러면 얘기가 이상하게 된다. 오순절 성령 강림을 기준으로 구약과 신약을 나누면 흔히 말하는 신구약 중간 시대는 존재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날 마가 다락방에 모인 사람들은 방금 전까지 구약에 속했는데 잠깐 사이에 신약에 속하게 된 셈이다.
결국 신구약 중간 시대는 실제로 존재하는 기간이 아니고 편의상 정한 기간이다.
사람들은 신구약 중간 시대를 하나님이 침묵하신 기간이라고 한다. 말라기를 끝으로 하나님이 더 이상 선지자를 보내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세례 요한이 나타날 때까지 무려 400년을 침묵하신 것이다.
그러면 그 기간 동안 하나님이 무엇을 하셨을까?
이스라엘이 남 왕국과 북 왕국으로 갈라진 다음에 북 왕국은 주전 722년에 앗수르한테 망하고 남 왕국은 주전 586년에 바벨론에 망한다.
한때 앗수르가 중근동의 패자였고 이어서 바벨론이 중근동의 패자가 된다.
하지만 영원한 제국은 없다. 바사, 헬라, 로마가 차례로 그 뒤를 잇는다.
그러면 이어서 느부갓네살이 본 환상처럼 손대지 않은 돌이 나올 차례다. 하나님의 나라가 시작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바로 그 작업을 하셨다.
이스라엘에 선지자를 보내는 대신 세계 역사 흐름에 개입하셔서
이 땅에 교회를 세울 준비를 하신 기간이 신구약 중간 시대다.
하나님이 침묵하셨다고 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으신 것이 아니다.
요컨대 신구약 중간 시대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그 인프라를 구축하신 기간이다.
바울이 갈라디아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사 여자에게서 나게 하시고 율법 아래에 나게 하신 것은 율법 아래에 있는 자들을 속량하시고 우리로 아들의 명분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갈 4:4-5)"라고 했다.
때가 어떻게 찼을까? 흔히 하나님은 정확한 때에 역사하신다고 한다. 그러면 예수님을 보내신 것도 그렇다. 신구약 중간 시대를 지나면서 예수님을 보내실 조건이 제대로 무르익었을 때 예수님을 보내셨을 것이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이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느니라"였다. 예수님은 천국, 즉 하나님의 나라 때문에 이 땅에 오셨다.
그런 예수님이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토대로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셨다.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와 연결된 곳이라는 뜻이다. 그런 교회를 세우기 위한 인프라가 신구약 중간 시대를 통해서 마련된 것이다.
남 왕국 유다가 멸망하면서 성전이 무너지고 대신 회당이 들어섰다. 이스라엘의 신앙 중심이 성전에서 회당으로 옮겨졌다.
전에는 성전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회당에서 율법을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마다 회당에 모였다.
유대인만 모인 것이 아니라 유대교에 매력을 느끼는 이방인들도 같이 모였다.
사도행전에서는 이들을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행 13:16, 13:26).
바울이 이런 회당을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다.
회당에 모인 사람들은 구약을 알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만일 바울이 시장에서 복음을 전했으면 하나님이 누구인지, 메시야가 어떤 사람인지, 아브라함이 누구이고 모세가 누구인지 일일이 설명해야 했을 것이다.
그러니 성전이 무너지고 회당이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우기 위한 인프라의 한 축이었다.
또 '70인역'을 들 수 있다. 주전 250년경에 모세오경을 시작으로 100여 년에 걸쳐서 구약을 헬라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당시 히브리어는 생활 언어가 아니었다.
복음을 받아들인 이방인이나 디아스포라는 물론이고 팔레스타인에 사는 유대인들도 히브리어를 몰랐다.
전자는 헬라어를 썼고 후자는 아람어를 썼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셨을 적에도 아람어를 썼다.
율법을 연구하는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 히브리어를 알았다.
그렇다고 해서 유대인들한테 성경을 번역할 의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의지가 있었어도 나라 잃은 난민에 불과한 그들로서는 대책이 없었을 것이다. 이 일에 애굽이 나서게 된다.
애굽의 프톨레미 2세가 유대 율법서를 헬라어로 번역하고 싶어 했고,
인구 100만의 세계적인 도시 알렉산드리아의 도서관장 데메트리우스는 세계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싶어 했다.
이렇게 해서 '70인역'이 탄생하게 된다. '70인역'이 없었으면 기독교는 구약 없이 신약만 있는 종교가 되었을 것이다.
또 당시는 팍스 로마나(로마의 평화)시대였다. 지중해 일대가 다 로마의 통치 질서에 편입되었다.
무엇보다 무려 500년 동안 이어지던 크고 작은 전쟁이 그쳤다.
아직도 어디선가 계속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이라면 복음 전파가 그만큼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그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게다가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로마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도로를 정비했지만 교통이 그만큼 편해졌다.
치안도 확보되었다. 여행이 자유로워진 것이다. 복음 전파를 위한 또 하나의 토양이 마련되었다.
특히 알렉산더가 대제국을 이룬 효과로 헬라어만 하면 세계 어디에서나 의사소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바울이 아무리 1차 전도 여행, 2차 전도 여행, 3차 전도 여행을 다녔어도 가는 곳마다 언어가 다르면 어떻게 복음을 전했을까?
또 유대인들이 세계 여러 곳에 퍼졌고, 가는 곳마다 회당을 세웠다. 이렇게 때가 무르익었을 때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셨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시기 전에 미리 그 준비를 하셨다.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하신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역사의 흐름 속에서 그렇게 하셨다.
한 나라가 일어서서 흥왕하고 다른 나라는 망하는 역사 속에서 생존경쟁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예수님을 보내실 때를 가늠하셨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울 준비를 하셨다.
우리가 말하는 신구약 중간 시대를 통해서 졸지도 않고 주무시지도 않는 하나님께서 그런 일을 하셨다. 요컨대 신구약 중간 시대는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 그 인프라를 구축하신 기간이다. 강학종 목사/하늘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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