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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제목 | 헤르만 바빙크의 『기독교 신앙 안내서』 | ||
| 분류 | 서평 | ||
| 작성자 | 전체관리자 | 작성일 | 2024-09-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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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과 '하나님을 아는 것'의 구별by 이재욱 목사(예사랑교회) / 다함 / 2024-07-20바빙크의 대작 『개혁 교의학』은 화란어에서 출발하여 한국어, 영어, 포르투칼어로 번역되었다. 또한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까지 번역 작업에 들어갔다. 그만큼 바빙크의 신학은 장소와 시간과 세대를 초월하여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그렇지만 『개혁 교의학』을 탐독하는 일은 놀음놀이가 아니다. 바빙크는 당대의 철학자들 그리고 현대주의자들을 맞서야 했기에 지적으로 방대한 작업을 수행해야만 했다. 독자들은 그의 광활한 넓이와 폭에 놀라움을 느끼지만 서술의 미로 속에서 종종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러나 바빙크는 학문의 상아탑에 머무르는 신학자가 아니라 교회를 섬기는 신학자였다.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청소년, 청년과 같은 기독교회의 초심자들 향하기에 매우 간결한 가르침을 제시한다. 바빙크 생애의 후반 커리어를 생각할 때 교육은 그의 핵심 가치 중에 하나였다. 그는 신앙 교육이라는 요구에 부응하여 책을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서 바빙크는 기독교의 주요 교훈들을 20가지 주제로 집약한다.
1. 『기독교 신앙 안내서』의 특징
(1) 개혁 교회의 유산 전수 독자들은 책을 통해 바빙크가 기독교회의 믿음 규범을 후대에 전하고자 한 열망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주의와 정통’(1911)이라는 강연에서 바빙크는 개혁파 신앙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개혁파라는 이름에는 한편으로는 종교개혁이 로마교의 오류로부터 성경을 정화했던 것처럼 과거와의 연관성, 역사적 연속성, 기독교 신앙고백의 유지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독자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라는 제목에 유의해야 한다. 바빙크는 단지 칼빈주의 혹은 개혁파 정통주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게 있어 개혁 교회의 신앙은 ‘이것이 우리가 지금까지 믿어온 것입니다!’라고 호령할 수 있고, 이를 후대에 전수해야 하는 기독교회의 보화로 여겨진다.
(2) 성경에서 길어 올린 가르침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화란어 기준 약 250쪽 되는 분량에 신구약 성경이 8천 구절 이상 인용이 되었다. 이는 모든 페이지마다 신구약이 다채롭게 해설되어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위일체> 부분에서 성경적 서술은 풍성함이 넘친다. “[성령님은] 성부, 성자와 구별되지만, 여전히 두 분과 가장 친밀한 교제 속에 계십니다. 그분은 전능자의 기운(욥 33:4)과 여호와의 입의 기운(시 33:6)으로 불립니다. 그분은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보냄을 받습니다(요 14:26; 15:26). 그리고 그분은 성부로부터 나오실 뿐만 아니라(요 15:26)... 성부의 영으로 불리십니다(롬 8:9). 이런 방식으로 성령님은... 돕는 능력이나 은사로 나타납니다. 사도행전 8장 15절, 10장 44절, 11장 15절, 15장 8절, 19장 2절에 나오는 성령님이 그런 경우입니다.”
(3) 소제목으로 개념화 화란어와 영역본에는 소제목이 기입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말 번역은 더욱 이해하기 쉽게 소제목을 달았다. 출판사의 안목이 돋보인다. 구원론에 있어 <성화>를 살펴보면 소제목만으로 내용을 정리할 수 있다. [성경에서 거룩함의 의미 → 수동적 성화: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 → 능동적 성화: 인간의 책임과 의무 → 삶의 규칙으로 주어진 율법 → 계명과 권고 → 이생에서 성도의 불완전함 → 성도의 견인] 성화론을 이렇게 간추릴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2.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책의 영역자인 클라우싱은 자신이 목회자로서 바빙크를 읽으면 사역에 도움이 될 것이고, 학자로서 바빙크를 읽으면 학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유사하게 우리는 기독교 신자로써 바빙크를 읽음으로 신앙의 유익을 누릴 수 있다. 독자들은 이 짤막한 기독교 교본이 경건과 기도, 예배의 불쏘시개가 됨을 경험할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과 ‘하나님을 아는 것’에 대해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전자가 파편적인 정보에 머무는 지식이라면 후자는 교리에 의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다. 『기독교 신앙 안내서』는 삼위 하나님을 송영하는 자리로 안내한다.
다음으로 바빙크의 의도를 따라 신앙 교육에 대한 지침으로 삼는 것이다. 바빙크는 『교육학의 원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교육은 복음과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확고한 기초 … 높고 거룩한 이상을 얻는다. … 인간은 내면에 영향을 미치거나 변화를 일으키는 것 없이 진리를 부어 넣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 … 사람은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은혜와 지식에서 자라나야 한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기독교 신앙 안내서』가 바빙크에게 접근하는 마중물이 되었으면 한다. 분명 그의 사상과 체계는 광대하다. 신학도들 조차도 가까이 가기 어렵다. 그렇지만 이 책은 분명 바빙크의 주요 저작으로 거슬러 올라 갈 수 있는(예: 『기독교 신앙 안내서』 → 『하나님의 큰 일』 → 『기독교 세계관』, 『계시 철학』 등 → 『개혁교의학』) 디딤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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